"우르르 쾅쾅 하며 비가 쏟아졌으면 좋겠다."
그렇게 무언갈 집어 삼킬듯 비가 쏟아지면 네온사인이 현란하고 시끌벅적한 거리는 잠시
입을 다물어, 나는 주머니에 달랑 200원이 든 바지를 벗어 두고 창 밖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울 텐데.. 나는 3주 전 사다둔 담배를 이 좁은
방구석에서 나의 유일한 도피수단으로 두었는데, 아직 반갑도 채 피지 못했다. 지금 생각해보니 그러한 비가 쏟아지면 냅다 달려나가 비를 맞으며
웃을 지도 모르겠다.
네댓시간 전 30초도 채 되지 않는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"지금은 어렵다. 하지만, 열심히 해라."는 말
한마디만이 기억에 남는다. 몇마디를 나누지도 않았는데 싱거웠던 그 대화에서 그 말 한마디만이 기억에 남는다. 갑자기 어저께 새봄이가 보여준
전혜린의 글 중에서 "가난하지만 자긍심을 갖어야 한다."라는 말이 떠오르는 지는 나도 알 수가 없다. 하지만, 부디 이 말이 내게 도피처가 되지
않길 바란다.
꼭 비가 쏟아졌으면 좋겠다.
어둡고 좁다란 복도는 정적이 늘 나를 대신해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.
나는 분명
다가올 비바람 속에서도 완곡한 표현법을 구사할 수 없을 것이다.
그러나, 나는 아직도 비가 쏟아지길 희망한다.
"때로는 숭고하지만 대개는 부질없는 문화의 헛된 방탕함을 위해 건배. ㅡ A toast for the ambivalence of much bloody hypocritical but sometimes sublime cluture."
19.12.10
29.10.10
1.4.10
I'm not going to hurt you.
몸뚱이 하나 가눌 곳 없어. 허약하고 비겁하게도 패배의식과 절망감을 안고 너를 바라본다. 나는 네 절망의 보균자. 정처없이 떠돌고 있지. 화려한 네온사인의 옥외 간판 뒷면에서 웅크려 앉아 끊임없이 술잔을 핥는 이상주의자. 쓸모없는 자괴감의 생산자. 어두워 보이지 않는 비탄의 바다 위에 우두커니 선 네 조력자. 사람들은 시시때때로 날 미워하고 무서워하지. 걱정하지마, 나는 안 무서운거야. 널 해치지 않을거야. 아파하지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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